기준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 등 여파로 14년 만에 ‘8%대’ 대출금리 시대가 목전에 닿았는데요. 이미 대출금리 상단이 7%대를 넘은 데다 한국은행이 오는 12일과 내달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최소 한 차례 이상 ‘빅스텝' 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이에 이른바 ‘영끌족’의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신용대출 금리 상단 7% 넘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이날 기준 5.04∼7.004% 수준인데요.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를 넘어선 것은 2009년 이후 13년 만이라고 합니다.
▷신용등급 1등급도 5 ~ 6 % 이자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은행이 새로 내준 신용대출 금리는 연 6.24%로 2013년 7월(연 6.25%) 이후 9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았는데요. 역대 최고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연 9.2%)입니다.
우대금리를 감안하면 은행 대출 창구의 평균 신용대출 금리는 아직 연 6%를 밑돌지만 향후 채권금리가 치솟으면 연 7%까지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신용등급 1등급인 경우에도 연 5~6% 이자를 물어야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는 셈입니다.
전세자금 대출 금리도 상승세
대표적 서민 대출상품인 전세자금 대출 금리도 연 4.260∼6.565%로 뛰었는데요. 업계는 올 연말경 7%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겠습니다.
이로써 3~4%대 금리가 시장서 자취를 감춘 모양새입니다. 주담대를 비롯한 대부분의 대출금리가 7%대 진입에 시동을 걸면서 차주들의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대출 금리가 상승하는 이유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한 것은 미국발 고강도 통화 긴축에 따른 금리 발작 여파 때문입니다. 신용대출 금리의 산정 지표로 쓰이는 금융채(무보증·AAA) 12개월물 금리는 지난달 28일 연 4.474%를 기록했습니다. 2009년 1월 2일(연 4.69%)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인데요. 올해 초 연 1.719%와 비교해 3% 포인트 가까이 뛰었습니다.
빚투족 서둘러 빚 갚기
무거워지는 이자 부담에 가계 빚을 갚으려는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시중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9개월 연속 감소했는데요.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 대출 잔액은 695조 830억원으로 8월보다 1조 3679억 원 줄었습니다. 신용대출 잔액(125조 5620억 원)이 전달보다 2조 519억 원 줄면서 전체 가계대출 잔액의 감소세를 이끌었습니다.
신용대출 금리가 치솟자 ‘빚투(빚내서 투자)’족들이 서둘러 빚 갚기에 나선 결과로 풀이됩니다.
내년엔 8%부터 출발 예상
업계 전문가들은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상승폭인 0.75 ~ 1.00% 포인트만큼만 높아져도 연말경 주담대 금리는 8%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요. 결국 둘 중 어느 경우든 ‘8% 금리 시대’가 열릴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 금융위기 이후 최대 상승
시중은행의 주담대 최고 금리가 8%대에 이르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최대로 상승하게 되는데요. 연말경 금리 8% 가능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문제는 내년에 그 이상으로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라고 합니다.
역 머니무브 현상 강세
반면 예금(수신) 금리가 함께 뛰면서 정기 예·적금에 불과 한 달 만에 30조 원 가까운 뭉칫돈이 몰리는 등 ‘역 머니무브’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데요. 지난 9월 5대 은행 정기 예·적금 잔액은 797조 1181억 원으로 한 달간 28조 5747억 원 늘었습니다.
▷ 예 ·적금 금리 상승이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짐
하지만 예·적금 금리 상승이 변동형 주담대 지표 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 지수)를(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끌어올려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는데요. 은행이 매달 새로 조달한 자금이 기준이 되는 코픽스엔 예·적금 금리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